입고 검수를 대충 하면 나중에 두 배로 손해를 본다. 불량품이 창고 안으로 들어오면 피킹 단계에서 발견되거나 소비자에게 나간 뒤 반품으로 돌아온다. 그 시점에 처리 비용은 입고 단계에서 걸러낼 때보다 몇 배 더 든다. 입고 검수는 창고 품질의 첫 번째 관문이다.
처음 창고 일을 시작할 때 입고 검수를 빠르게 넘기는 게 생산성이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수량만 맞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상태 확인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한 달 뒤에 재고 실사를 해보면 시스템 수량과 실물이 맞지 않거나, 불량 상품이 섞여 있는 걸 발견한다. 그때 원인을 추적해보면 입고 단계에서 놓친 것들이 나온다.
입고 검수 3단계
입고 검수는 수량 확인, 상태 확인, 시스템 등록 세 단계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빠뜨리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수량 확인은 발주서 또는 거래명세서와 실물 수량을 대조하는 것이다. 박스 단위로 먼저 확인하고, 낱개 단위로 다시 확인한다. 특히 여러 SKU가 한 박스에 혼재된 경우 낱개 확인을 건너뛰면 수량 오차가 생긴다. 수량이 맞지 않으면 즉시 공급업체에 연락하고 수령 거부 또는 부분 수령 처리를 해야 한다.
상태 확인은 파손, 찌그러짐, 라벨 훼손, 유통기한 확인이다. 외박스가 멀쩡해도 내부 상품이 파손된 경우가 있어서 샘플로 박스를 열어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은 입고 시점에 기한을 확인하고, 남은 기한이 판매 가능한 수준인지를 기준과 대조한다.
시스템 등록은 확인된 수량과 로케이션을 WMS 또는 재고 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는 단계다. 이 단계를 입고 당일에 처리하지 않으면 시스템 재고와 실물 재고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공급업체별 관리가 필요한 이유
공급업체마다 입고 품질이 다르다. 어떤 업체는 수량이 정확하고 포장 상태가 일정한데, 어떤 업체는 수량 오차가 자주 발생하거나 파손 비율이 높다. 이 차이를 기록해두면 어느 업체 입고 때 검수를 더 꼼꼼하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공급업체별 입고 불량률을 3개월 이상 기록하면 패턴이 보인다. 불량률이 높은 업체에는 포장 기준 개선을 요청하거나, 납품 단가 협의 시 검수 비용을 반영하는 근거로 쓸 수 있다.
입고 검수 체크리스트
매 입고마다 같은 항목을 확인하는 루틴을 만들어두면 빠뜨리는 것이 줄어든다.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만들어두고 서명란을 넣으면 책임 소재도 명확해진다.
확인 항목은 이렇다. 거래명세서 대조 수량 확인, 박스 외관 파손 여부, 샘플 내부 상태 확인, 라벨·바코드 스캔 가능 여부, 유통기한 확인(해당 상품), 로케이션 지정 및 시스템 등록, 담당자 서명이다. 이 일곱 가지가 매 입고마다 완료되면 나중에 생기는 재고 오차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
입고 검수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빠르게 처리하고 싶은 압박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입고 단계에서 10분을 더 쓰는 것이, 나중에 오배송으로 발생하는 반품 처리와 CS 대응 시간보다 훨씬 짧다는 걸 경험하면 검수를 대충 넘기는 게 오히려 비효율이라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