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킹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단품피킹으로 하루 200건을 처리하던 창고가 배치피킹으로 전환한 후 280건을 처리하게 됐다는 이야기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배치피킹이 모든 창고에 맞는 방식은 아니다.
단품피킹이란
단품피킹은 오더 하나를 받아서 그 오더에 필요한 상품을 전부 피킹한 뒤, 패킹하고 다음 오더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이고, 오더와 실물의 매칭이 명확해서 오피킹이 생겼을 때 원인을 찾기 쉽다.
단품피킹의 단점은 이동이 많다는 것이다. 오더마다 창고 여러 위치를 돌아다녀야 한다. 오더별로 같은 SKU가 포함돼 있어도 매번 같은 위치를 다시 방문한다. 물량이 많아질수록 이 중복 이동이 전체 처리 시간을 늘린다.
배치피킹이란
배치피킹은 여러 오더를 묶어서 한 번에 피킹하는 방식이다. 10개 오더에 SKU-001이 각각 1개씩 필요하다면, 창고를 열 번 왕복하는 대신 한 번에 10개를 집어온다. 이후 패킹 단계에서 각 오더에 맞게 분류한다.
이동 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처리 속도가 올라간다. 물량이 많고 SKU 구성이 단순한 창고에서 효과가 크다. 반대로 오더별 SKU 조합이 복잡하거나, 오더 크기가 들쑥날쑥한 경우에는 패킹 단계에서 혼선이 생기기 쉽다.
어떤 창고에 어떤 방식이 맞는가
단품피킹이 맞는 경우는 하루 오더가 50건 이하이거나, 오더별 SKU 구성이 복잡한 경우, 또는 고가 상품처럼 오류 비용이 큰 카테고리를 취급할 때다. 처리량보다 정확도가 우선인 상황에서 단품피킹이 안전하다.
배치피킹이 맞는 경우는 하루 오더가 100건 이상이고, 오더별 SKU 수가 적은 경우다. 단일 SKU 오더가 많은 창고, 즉 “이 상품 1개만 주세요” 유형의 주문이 많은 창고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 배치 크기는 처음에 5~10개 오더로 테스트하고, 패킹 단계에서 혼선 없이 처리가 되면 늘려가는 방식이 안전하다.
전환할 때 주의할 것들
단품피킹에서 배치피킹으로 전환할 때 가장 흔한 문제는 패킹 단계 혼선이다. 여러 오더 상품이 한 카트에 섞여 있는 상태에서 분류가 제대로 안 되면 오피킹이 늘어난다. 배치별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박스나 토트백을 쓰고, 피킹 리스트도 배치피킹에 맞는 형식으로 바꿔야 한다.
전환 초기에는 배치 크기를 작게 유지하면서 작업자들이 새 방식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처음부터 배치를 크게 잡으면 패킹 단계에서 혼선이 커지고, 결국 단품피킹으로 돌아가게 된다.